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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선배 형과 아주 가끔 같이 가는 카페가 하나 있다. 3층이 흡연실이고 전망이 좋다고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기네스 병을 7800원에 파는 악독한 카페다.그나마 버드와이저는 4000원.
은밀한 생 갑자기 그들은 연주를 포기한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나중에 그들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마약을 하고, 틀어박히고, 절망하다가 자살을 한다. 마치 그들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달음으로써, 정녕 그 원인에 선행된 결단에 설명을 붙여보려고 애쓰는 듯이 말이다.) 나는 그들에게 거의 단도직입적으로――물론 네미를 이해하기 위해서였지만――그 음악적 자살 혹은 최소한 직업적 자살의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넋 나간 모습으로 쳐다볼 뿐이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애쓴다. 그들은 설명하려고 진지하게 애를 쓰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의 삶을 망가뜨리고――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적어도 명백한 욕망과는 달리――그들의 삶을 거의 강탈하다시피 한 결단을 진정으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들 중 두 사람은 모른다고 겸..
연못
013. 우리 집은 북향에 가깝다. 이른 아침 집에서 나와 아파트 입구쪽으로 가면 동쪽에서 해가 뜨고 있다. 눈이 부시다. 해는 계절과 상관없이 너무 따뜻해서 나는 이유없이 죄책감을 느끼곤 한다.
MP3 군대에서 전역 했던 해의 3월에 사서 꽤 오랫동안 들고 다녔던 MP3지금은 내게 없지만 저게 없으면 심심하고 불안했던 날들도 많았다.EQ를 조절해서 최적의 사운드를 찾아보겠다고 몇 시간 동안 붙들고 있다가내 귀가 막귀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커스텀 EQ는 포기 했다.
우비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2012 여수 세계 박람회 내가 여길 왜 혼자 갔을까.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사진을 많이 찍긴 했는데 너무 더웠다.중간에 지쳐서 사먹은 흑맥주가 얼마나 맛있었던지.